만 원으로 "바캉스 룩" 한 세트? 동대문 일요시장 털어온 날

휴가는 아직 멀었는데 마음만 벌써 해변가. 그래서 왔습니다, 동대문 일요시장. 여기선 만 원 한 장이면 바캉스 룩 한 세트가 뚝딱 완성되거든요. 오랜만에 왔더니 하늘까지 어찌나 쾌청한지, 이건 그냥 “오늘 쇼핑하라”는 계시죠?

무조건 천 원, 이게 시장의 묘미

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맥스타일 쪽으로 나와 횡단보도 건너 오른쪽. 제 단골 루트예요. 첫 코스는 모자 매대, 그다음이 문제의 그곳 ‘무조건 천 원’ 코너. 곰돌이 그립톡이 어찌나 귀엽던지 집어 들고 “얼마예요?” 물었더니, 사장님은 바빠서 대답이 없으시고 옆에 계신 외국인 손님이 대신 “천 원!” 하고 알려주시더라고요. 이 훈훈함, 이게 시장 인심이죠. 멋쟁이 언니 감성 목걸이는 아예 세 개를 쓸어 담았습니다. “나 이렇게 많이 살 생각 없었는데…”를 오늘 대체 몇 번을 말한 걸까요.


https://youtu.be/KEPftYFPgJw?si=kRCYFU0exTfhVSqV



신한은행 앞은 오늘의 노다지

사람이 왜 이렇게 몰려 있나 했더니, 글쎄 새 상품이 천 원. 브랜드 티셔츠가 천 원이라니 끼어들 자리조차 없어요. 쭈그려 앉아 뒤적이다 다리에 쥐 날 뻔했지만 후회는 1도 없습니다. 마음에 드는 색은 색깔별로 다 챙기는 게 국룰이잖아요? 국산 면양말 10개에 3천 원, 이런 건 그냥 눈 감고 담는 겁니다.

드디어 바캉스 룩 완성

초록색 원피스에, 발목까지 오는 보헤미안 롱 원피스까지 겟. (완전 시스루라 살짝 아쉬웠지만, 안에 뭘 받쳐 입으면 되니까요.) 여기에 모자 천 원, 선글라스 천 원 얹으면 휴가지 인생샷 각이 딱 나옵니다. 물에 신고 들어갔다 그냥 버려도 될 크로스 샌들도 2천 원.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 앞에서 “이런 옷을 누가 입나…” 하고 웃다가, 결국 제일 화려한 걸 집어 든 건 저였습니다. 여름엔 원래 원피스가 짱이니까요.

잡동사니 코너의 반전 매력

한쪽엔 프라이팬 만 원(아, 너무 작아서 눈물을 머금고 패스), 야채 칼국수 두 봉지에 천 원, 심지어 꽃병에 가발까지 굴러다녀요. 뭐가 나올지 모르니 골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. 남방은 균일가 만 원인데, 제가 다니던 십몇 년 전엔 5천 원이었거든요? 5천 원에서 6천, 7천, 그리고 지금 만 원. 이 집 옷값만 봐도 세월이 느껴져서 괜히 짠해집니다.

반전은 언제나 마지막에

봉투가 터지기 직전, 신당동 서울중앙시장으로 슬쩍 넘어갑니다. 목적지는 살얼음 동동 막국수 한 그릇. 국물은 시원하고 면은 쫄깃… 아, 이 맛에 시장 오는 거죠. 오늘의 결론? 지갑은 가벼워지고 봉투는 무거워지고, 마음은 이미 휴가 중.

여러분만 아는 ‘무조건 천 원’ 성지는 어디인가요? 댓글로 살짝 흘려주세요. 다음 편은 신당동 먹킷리스트로 쭉 이어집니다 🍜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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